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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어릴 때 살던 성북동 집 아랫집은 검사집이라 불렸고,
앞집은 한양대 총장집이라고 불렸으며,
어느 날 아주 으리으리한 집을 지어 이사 온 집은 동네 사람들이 좀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졸부? 느낌의 어떤 단어를 써서 불렀다.
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...
우리집 아래아래집도 무슨 법조계 사람집이었는데...
그집에는 백구 두 마리가 있었다.
그런데 그 당시 백구를 꼭 풀어 놓을 때가 있었다.
학교에서 돌아올 때 그 골목길에 백구 두 마리가 풀려 있으면...
난 그날은 집에 못 들어가는 날!
우리집으로 가는 모든 루트를 다 돌아가도 그 백구가 나타나는 날에는 1시간이든 2시간이든 나도 어슬렁거릴 수밖에 없었다.
지금 기억에 내가 집에 있다가 문방구에 갈 일이 있어 나가는데 그날도 백구 두 마리가 그 골목길을 장악하고 있...
난 그날 집에서 빨래방망이를 외투 안에 집어넣은 채 나갔다.
무슨 용기였는지..
나는 그 방망이를 내 몸 주위에 원을 그리며 휘둘렀고, 백구는 내게 오지 않았다.
그냥 걸어갔어도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... 여튼 난 지금까지 백구들이 내게 오지 않은 건 그때 그 방망이 덕이라 생각하고 있다.
그리고 너무나 명확하게 생각나는 한 가지는...
백구가 내게 다가올 때 심호흡을 했던 거다.
그래야 무서워하는 걸 들키지 않을 수 있다고 어디선가에서 들어서 그렇게 심장박동수를 낮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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