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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34년의 안네 프랑크

by SOLVERIAN 2021. 7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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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29년생의 안네 프랑크의 1934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며 <안네의 일기>를 떠올려본다. 중학교 때였을 거다. 필독서로 읽어야만 했던 책.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채로 읽었던 기억이다. 선생님은 말씀해주셨을 거다. 그런데 내가 아는 게 없으니 들리는 것도 없었던 듯하다.

역사는 내게 너무나 먼 무엇이었가. 점수를 따기 위해 외워야만 했던 과목이었다. 나는 정말 잘 외웠다. 그리고 100점도 꽤 많이 받았다. 어려운 이름도 곧잘 기억했다. 무구정광대라니경, 직지심체요절, 고타마 싯다르타... 이런 이름이 기억이 나는 거 보면 무진장 반복했었던 것 같다. 그런데 연결이 1도 안 된다. 그 자체로 끝이다. 제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 학살이 일어난 사건과 안네의 일기가 연결지어질 수 없는 뇌구조를 가졌던 거다.

그러다 보니 대학 때 네덜란드에 여행 갔을 때 안네의 집에 가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. 농담이랍시고 내던진 말이 아직도 기억 난다. 너무나 무식했던... 난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. "여기 있으면 절대 걸리지 않겠다고. 그 집이 그 집이라고." 너무나 자기중심적인 대사였단 걸 지금에서야 알겠다. 안네의 집을 찾기 위해 부단 애를 썼던 나의 경험 중심으로 뱉어진 말들.

지금 이 사진들을 보니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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